한국에서 돌아와 바로 행사 두 개를 하고 나서 몸이 매우 아파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풍토병이 다시 걸린 게 아닐까 걱정스러울 만큼 오랫동안 고열에 시달리다, 열이 떨어지고 나니 기침이 심해 잠을 자기 어려울 지경이었습니다. 아플 때도, 진행하지 못한 일들이 마음에 걸려 안절부절못하며, 머릿속에 가득한 오만가지 생각을 통제하지 못해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이제 좀 나아졌다 싶어 조금 무리해서 여러 곳을 장거리로 다녔더니, 다시 몸이 견디지 못하겠다고 아우성을 치는 것 같아, 마음을 따라주지 못하는 몸과의 괴리감에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예전같이 임계점까지 몸을 몰아붙이며 사용하면 반드시 탈이 나는 시점에 이르게 되어, 한편으로는 나 자신에 대해 실망하기도 하고, 약해진 나의 육신으로 인해 서글픔도 들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여, 온몸을 바쳐’라는 말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것과 그렇게 하면 반드시 육신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인정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기도하는 가운데 주님이 주시는 마음은 ‘왜 그래야 하니?’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솔직하고 적나라한 나의 마음속의 생각은, 그렇게 함으로써 받는 ‘사람의 인정’에 대한 목마름 때문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끊임없이 스스로 비교하고 평가하며, ‘그보다 조금 더’를 외치며, 그렇게 혹사하여 얻어지는 결과물에 대해 사람의 평가에 목매고 있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게 사명을 맡은 자가 당연한 해야 할 일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사명을 의무로 생각했고, 의무를 수행하면서 응당 바라지 말아야 할 ‘인정받음’을 구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주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주님은 결코 그런 것을 원하시지도 요구하시지도 않으셨는데, 내가 스스로 그렇게 믿어버리고 뛰쳐나가, 허덕이다가 지쳐 쓰러진 것입니다.
오늘이라는 날은 앞으로 내 인생 가운데 가장 젊은 날입니다. 젊다는 것은 가장 생기가 넘치는 날이라는 것이고, 결국 이 말은 시간이 더 해질수록 육신의 생기는 당연히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말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성숙은 오늘보다 내일 더 깊어질 것입니다. 비록 오늘의 생기가 내일 동일하게 주어지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내일은 오늘이 못 채운 성숙의 정도에 깊이를 더할 것입니다.
주님은 내가 분주하게 일에 매몰되어 번아웃되는 것보다 오히려 더 성숙하고 깊어지며 당신과의 동행의 걸음이 더 친밀해지길 원하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제 같지 못함에 안타까워하기보다는 오늘보다 깊어질 내일을 기대함이 자연스러운 우리의 특권일 것입니다.
아직 몸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아 어려움이 적지 않지만, 그럼에도 여러 곳을 다니고,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여러 일들을 진행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무엇보다 주님을 더 바라며 깊은 기대감 가운데 하루를 살 수 있음이 기쁨입니다.
비록 내일이 오늘보다 힘이 든다고 할지라도, 분명 오늘보다 더 깊어지고 성숙할 것이기에 기대하며 나아갈 수 있습니다. 아멘. 그렇습니다. 주님. 내일을 기대합니다.
- 녹슬지 않고 닳아 없어지길 원합니다, 임동수
† 말씀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 빌립보서 4장 4절
또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
– 골로새서 3장 17절
여호와여 주의 도를 내게 보이시고 주의 길을 내게 가르치소서 주의 진리로 나를 지도하시고 교훈하소서 주는 내 구원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종일 주를 기다리나이다
– 시편 25편 4, 5절
† 기도
하나님, 분주히 여러 일에 매몰되어 가는 저를 발견합니다. 육체의 연약함과 나이 들어감에 줄어 들어가는 생기를 안타까워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보다 깊어질 내일을 주님 안에서 기대하게 하소서. 주님과의 동행함이 더 깊어질 내일을 기대하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바쁘고 숨가쁘게 움직일 오늘! 분주함은 쏙 빠지고 감사와 은혜가 가득하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주님을 더 바라며 기대감 가운데 그분과의 동행으로 더 깊어지고 성숙하길 기도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