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만히 있는 믿음 vs 앞으로 나아가는 믿음 (출14장)
이스라엘 백성들의 눈 앞에는 넘실거리는 시퍼런 홍해 바다가 놓여져 있고, 뒤에는 악에 받친 바로가 이끄는 애굽 군대들이 바짝 뒤쫓고 있습니다. 이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백성들은 패닉상태가 되어 모세를 원망하며 "왜 자기들을 애굽에서 끌어내어 이 광야에서 죽게하느냐"고 불평합니다. 이에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여호와께서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고 명합니다. 이 구절은 제가 출애굽기의 홍해사건을 읽을 때마다 항상 감동적으로 읽었던 말씀이었습니다. 내 힘을 빼고 하나님만을 잠잠히 바라보는 것이 훌륭한 믿음이라고 생각해 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 구절을 읽으며 제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주십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어찌하여 내게 부르짖느냐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지팡이를 들고 손을 바다 위로 내밀어 그것이 갈라지게 하라 이스라엘 자손이 바다 가운데서 마른 땅으로 행하리라 (출애굽기 14:15-16)
즉, 하나님은 모세가 백성에게 외쳤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하시며, "왜 내게 매달려 아무 것도 하지 않느냐? 왜 가만히 있으면서 손가락만 빨고 있느냐"고 꾸짖고 계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백성들로 하여금 가만히 있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도록 명하셨고, 모세가 직접 지팡이를 들어 손을 바다 위로 내밀어서 홍해를 갈라지게 하라고 명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수동적인 바라봄'이 아닌, '능동적인 전진'을 원하셨던 것입니다.
오늘 오전에 아내와 함께 이 두개의 믿음에 대해 심도깊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마치 앞에는 거대한 홍해가, 뒤에는 추격해오는 애굽 군대가 있는 것 같은 진퇴양난의 순간들을 마주하곤 합니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움직이지 않는 외부 상황들, 우리의 한계를 초월하여 눈 앞에 버티고 서 있는 장애물을 마주할 때, 하나님만을 바라보는 믿음과 능동적으로 행하는 믿음 둘 다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쉽게 상황에 압도되어 하나님을 바라보는 믿음 뒤에 숨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반대로 하나님을 향한 신뢰없이 무작정 자기 주먹만 믿고 자기 의에 기초하여 조급하게 행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만히 있는 믿음, 앞으로 나아가는 믿음... 이 두가지 믿음은 동전의 양면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습니다. 하나님의 조건없는 사랑 안에 거하는 자는 이 두 믿음을 놀랍도록 균형있게 발휘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랑 안에서 오직 주님의 임재없이는 한순간도 살 수 없음을 알기에 오직 하나님만을 전적으로 바라보고 의지하는 믿음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되어집니다. 또 한편으로, 그러한 전폭적 신뢰 안에서 부어지는 하나님의 한없는 사랑에 강권되어 능동적으로 순종하고 즐거이 도전하는 삶도 경험하게 됩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능동적으로 나아가는 믿음이란 생각이 듭니다. 내 앞에 놓인 산이 아무리 크게 보여도... 그 산 너머에 끝없이 펼쳐져 있는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과 인도하심을 힘입어, 지금 내게 들려주신 음성들을 즐거이 순종하고 거침없이 도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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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안에 잠잠히 거하는
'가만히 있는 믿음(Being)'만이
두려움없이 능동적으로 순종하는
'나아가는 믿음(Doing)'을 완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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