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한 운명을 가르는 겸손의 중요성 (출10장)
출애굽기 10장에 들어서면서 열 재앙 기록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전반부 재앙(1-5재앙)에서는 바로가 '스스로 마음을 완악하게 했다'고 기록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여호와께서 바로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셨다'는 표현이 지배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바로를 억지로 악하게 만드신 것이 아니라, 끝까지 거부하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존중하여 그 악함 속에 그대로 두시는 '내버려 두심'의 심판입니다. 전반부의 재앙이 끊임없이 회개의 기회를 주시는 '기다리심의 사랑'이었다면, 후반부의 재앙은 바로의 선택을 강제로 꺾지 않으시고 끝까지 인격적으로 대하시는 '내버려 두심의 사랑'인 것입니다.
바로는 심판의 강도가 세어질수록 더더욱 완악해졌고, 아홉번째 흑암 재앙에서는 급기야 하나님의 대리자인 모세에게 "나를 보는 날에는 정녕 죽을 줄 알라(출 10:28)"고 악에 받친 경고를 합니다. 이러한 바로의 모습 속에서 성경에 언급되어 있는 양심에 화인 맞는다는 말씀과 무시무시한 배도하는 죄가 무엇인지 엿보게 됩니다.
바로는 끝내 멸망의 길을 갔지만, 성경 역사상 그와 가장 흡사한 길을 걷고도 전혀 다른 결말을 맞이한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남유다의 므낫세 왕입니다. 두 사람의 결말을 세밀하게 대조해 보며 큰 깨달음을 얻습니다.
1. 바로의 후회 vs 므낫세의 회개
바로는 재앙의 고통을 잠시 모면하고자 "내가 범죄하였노라"고 말하는 일시적 '후회'에 그쳤지만, 므낫세는 환난의 밑바닥에서 자신의 전존재를 들여다보며 마음을 돌이키는 '회개'를 선택했습니다.
2. 자존심 vs 겸손
바로는 고난을 자신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려는 하나님의 '공격무기'로 여겨 갈수록 완악해졌지만, 므낫세는 고난을 선한 목적을 위해 자신을 빚어가시는 '연단의 도구'로 받아들여 겸손하게 마음을 낮추었습니다.
3. 심판의 도구 vs 은혜의 통로
바로는 '내버려 두심'의 길을 끝까지 달려가 완전한 파멸의 교본이 되었지만, 므낫세는 '내버려 두심'의 절망 끝자락에서 겸손히 돌이켜 메시아의 족보(마 1장)에 오르는 은혜의 산증인이 되었습니다.
결국 생사와 배도의 길을 가르는 영적 핵심은 '겸손'이라는 진리를 깨닫습니다. 므낫세가 족보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그가 과거에 지은 죄가 가벼워서가 아니라, 그 고통스러운 과정 속에서 '자신의 왕 됨을 포기하고 마음을 겸손히 낮추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스스로 왕좌에서 내려와 무릎 꿇는 그 한순간의 겸손을 기다리시며... 그 틈을 정확하게 비집고 들어가 우리의 모든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킬 사랑의 원자탄을 정밀타격하여 투척하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하루, 내 마음이 바로처럼 굳어지지 않도록 성령의 세밀한 음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 수 없음을 인정하며, 겸손히 주님과 동행하는 하루가 되기를 선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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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마음을 낮추는 한순간의 겸손,
아가페는 그 실낱같은 겸손의 틈을
놓치지 않고 정밀타격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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