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에서 여러 시련과 실패를 겪는 동안 나는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뼈아프게 대면해야 했다. 나에게는 한 영혼을 살릴 힘이 전혀 없다는 사실도 고통스럽게 인정해야 했던 시간이었다.
변하지 않는 한 영혼의 완고함 앞에서 내가 맞닥뜨린 진실은 내가 아무것도 아니며 나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 사실 앞에 나는 선교사 자격조차 없다고 느꼈다. 주님의 영이 임하시지 않는 한, 내가 아무리 이리 뛰고 저리 뛰어봐도 사람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령께서는 어쩌면, 약함과 악함으로 점철된 나 자신의 영적 실체를 알고 나를 비워 빈 그릇으로 주께 내어드릴 때를 기다리셨는지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아닌 나를 비워 주께 내어드릴 때라야 성령께서는 그곳에 차고 넘치게 임하셔서 친히 사람을 살리신다는 걸 나타내려 하심인지도 모른다.
주님은 내가 한 영혼을 살리는 게 아니라 오직 주의 영이 한 영혼을 살리신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 하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선교 사역에 지쳐 도망친 북경에서 기도 사역으로 다시 부르심 받은 일을 설명할 수가 없다.
북경에 도착하던 날 나는 몸과 마음이 완전히 피폐한 상태였다.
그래서 이틀 동안은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집에만 머물러 쉬는 데 전념했다. 그러다 3일째 되던 날, 전 집사로부터 구역예배가 있으니 예배 중 선교 보고도 하고 예배도 인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예배는 언제나 내게 하나님 안에서 누리는 쉼의 자리다. 예배드리는 것만큼 좋은 것이 무엇이 있으랴!
그래서 나는 지친 중에도 기쁜 마음으로 예배의 자리로 나아갔다. 예배가 끝나자 전 집사가 내게, 모인 이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들 모두 고국을 떠나 다양한 문제들로 힘든 사람들이라 기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 순간, 너무도 오랜만에 성령의 평안과 자유가 내게 임했다. 기도해도 좋다는 사인이었다.
나는 일면식도 없었던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붙들고 기도해주며 주님의 마음을 전했고, 성령께서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시작하셨다. 어떤 자매님에게는 가족에 대한 이해와 사랑의 당부가 이어졌다. 또 다른 자매님에게는 “염려하지 말라”라는 말씀이 있었다. 또 다른 분을 위해서도 기도가 이어졌다.
자매님에게는 남편이 축복이라 하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편과 시댁을 잘 섬기라 하십니다. 만나면 사랑한다고 꼭 말해주고, 고맙다는 표현을 하라고 하십니다. 또한 말씀을 보라고 하십니다. 하나님 말씀을 시간을 내서 보며 말씀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라고 하십니다.
매우 냉철하고 이성적인 성격이라 예배에도 잘 참석하지 않고 좀처럼 감정적 흥분 상태를 보이는 법이 없던 그 자매님은 기도를 받은 후 손을 덜덜덜 떨면서 나가더니 “하나님이 정말 살아 계시나 봐. 나를 다 아셔”라고 말했다고 한다.
맞다. 하나님은 살아 계신다.
그리고 나를 다 아신다.
왜 모르시겠는가. 하나님이 우리를 지으신 창조자시요
우리를 낳으신 아버지이신데 어찌 그분이 우리를 버려두며 우리에게 관심을 두지 않으시겠는가.
특별히 기억나는 사람은 P집사님이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 분은 집사이면서도 남들이 교역자라 할 만큼 열심히 헌신하고 봉사하는 분이었다고 한다. 자신의 아픈 몸도 돌보지 않으며 교회를 위해 뛰었던 분이라 많은 이에게 존경과 사랑도 받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엄청난 책망이 나왔다.
빗방울이 바위를 뚫듯이 잔소리하는 여자랑은 살 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가족에게 잔소리를 하면서 “나는 본래부터 이렇게 생겨먹었으니 어쩔 수 없다”라고 말하지 말라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집사님에게 주신 것은 본래 선한 것이었지 악한 것이 아니라 하십니다.
사실 그런 기도가 나올 줄은 나도 전혀 몰랐다.
기도가 끝난 뒤 그 분에 대한 여러 정보를 들으면서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사실은 하나님의 권면이나 책망도 이 기도의 중요한 내용이라는 점이다. 하나님은 책망을 받을 만한 사람에게만 책망하신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다시 말해, 신앙이 어리고 연약해서 단단한 하나님의 말씀을 소화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아기를 다루듯 살살 다루며 위로만 하신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들에게 권면할 내용이 없어서가 아니다. 어떻게 죄인인 우리에게 책망받을 내용이 없을 수 있겠는가.
그런 면에서 하나님의 책망은 아무에게나 임하는 게 아니다.
하나님은 인격적인 분이시기에 받을 만한 사람에게만 강한 채찍의 말씀을 주신다. 그 집사님의 경우에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 이분의 믿음이 단단하구나. 다만 그 하나를 하나님께서 안타깝게 보시는구나.’
따라서 기도 중에 하나님의 칭찬과 위로가 있었다고 해서 그걸 마치 자신의 의(義)인 양 자랑해서도 안 되고, 책망이나 권면을 받았다고 해서 하나님께 서운해하거나 사람에게 창피해할 필요도 없다. 위로를 주시면 감사하게 받고, 권면을 주시면 더욱 감사하게 받으면 된다.
1년 후 P집사님이 태국에 있는 내게 전화를 걸어 고백했다.
그땐 너무 창피하기도 해서 인사도 없이 나가버렸지만, 사실 그 기도는 자신의 상황을 정확하게 짚어준 것이었다고. 그래서 가족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했고, 그 덕분에 이제는 전에 없던 행복이 가족 간의 관계 속에 피어난다고 했다.
기도 사역의 열매가 이런 것이다.
어쩌면 그 열매는 위로보다 권면이나 책망 뒤에 더 크게 맺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하나님께서 권면을 주실 때 우리는 기쁨으로 그 권면을 받아야 한다.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모든 것은 선하고 복된 것이기 때문이다.
- 주의 영으로 살아나라, 최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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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여호와여 주께서 나를 살펴 보셨으므로 나를 아시나이다
주께서 내가 앉고 일어섬을 아시고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밝히 아시오며
나의 모든 길과 내가 눕는 것을 살펴 보셨으므로
나의 모든 행위를 익히 아시오니 여호와여 내 혀의 말을 알지 못하시는 것이 하나도 없으시니이다
- 시편 139:1~4
† 기도
주님, 오직 성령을 의지하게 하소서.
권면과 책망도 주님의 사랑으로 겸손히 받게 하소서.
빈 그릇이 된 제 안에 성령으로 충만히 임하셔서 한 영혼을 살리시는 주님의 능력을 나타내소서.
† 적용과 결단
제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성령의 역사하심을 붙들겠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책망과 권면을 회복의 통로로 감사히 받겠습니다.
사역의 자리에서 사람을 변화시키려 애쓰기보다 먼저 제가 비워지고 순종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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