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너는 할 수 있어. 네 인생의 주인은 너야”라며 독립을 부추긴다.
하지만 성경은 정반대의 진리를 선포한다.
“너는 내 것이다. 그러니 나를 더 의지해라. 아이처럼 내게 매달려라.”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신다는 건, 삶의 최종 결재권자를 바꾸는 일이다.
전에는 내가 결정하고 책임졌다면, 이제는 주인이신 그분께 먼저 결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나는 어떠했나?
원고 속 활자가 마치 살아있는 음성이 되어 내게 묻는 듯했다.
“당신은 지금 예수께 여쭈어보며 살고 있나요?”
나를 돌아보았다. 아침마다 기도를 하긴 했다.
그런데 ‘하나님, 이것 좀 해주세요. 저 문제 좀 해결해 주세요’라는 요구 사항만 줄줄이 늘어놓는 기도였다. 정작 주인이신 그분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내게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지는 묻지 않았다. 그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는 상투적인 문장으로 서둘러 대화를 종결했다. ‘그랬구나… 나는 기도를 한 게 아니라, 하나님께 내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구나.’
원고를 덮고 카페 구석 자리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마음이 더없이 낮아졌다. 나는 입술을 떼어 아주 작은 목소리로 기도했다. “주님… 오늘 제가 주인님께 여쭤보지 않았습니다. 죄송해요…. 하나님, 저 지금 잘 가고 있나요?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로 가고 있는 게 맞나요?” 솔직히 말하면, 큰 기대는 없었다. 40년 모태신앙으로 살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성경 글자가 살아 움직이는 체험도, 황홀한 환상도 그저 남의 간증에나 나오는 이야기였다. 성경만 펴면 졸음이 쏟아지는 내가 무슨 세밀한 음성을 듣겠는가.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거로 생각했다.
‘하나님, 저 기도했습니다. 여쭤봤는데 아무 말씀 없으시네요? 그럼 잘 가고 있다는 뜻으로 알겠습니다.’ 내심 이런 ‘영적 알리바이’를 만들며 몇 초 만에 눈을 뜨려는 순간, 캄캄한 시야 한가운데로 무언가가 ‘슥’ 하고 지나갔다. 뉴스 속보나 주가 시세가 흐르는 LED 전광판 같은 것이 내 눈앞에 둥둥 떠 있었다. 그리고 그 위로 붉은 글씨 석 자가 너무나 선명하게 흘러갔다.
“나 가 노.”
소스라치게 놀라 눈을 번쩍 떴다.
카페 천장이 보였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방금 뭐지?’ 다시 눈을 감아보았지만, 전광판은 사라지고 없었다. 하지만 그 잔상이 망막에 화인(火印)처럼 찍혀 있었다. 남들은 첫 음성으로 “사랑한다”거나 “내가 너와 함께한다” 같은 감동적인 메시지를 듣는다는데, 나는 뜬금없이 일본의 도시 이름이라니.
‘웬 나가노…?’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한 달 전 김우현 감독의 전화가 뇌리를 스쳤다.
“대표님, 일명 ‘묻지마 결혼 축하단’입니다. 나가노에 함께 가시죠.” 소름이 돋았다.
내가 매몰차게 거절했던 그곳이었다. 하나님은 《더 내려놓음》 원고로 내 마음을 부드럽게 녹여 기도의 자리로 부르시더니, 끝내 시청각 자료까지 동원해 보여주신 것이다. 전광판에는 “나가노로 가라”는 서술어는 없었지만, 그 세 글자는 어떤 명령보다 강력했다. ‘하나님의 뜻이구나. 가야 하는구나.’
문제는 현실이었다.
상황을 따져보니 불가능에 가까웠다. 알아보니, 이미 한 달 전에 거절한 터라 모집 인원은 꽉 찼고, 설상가상으로 연휴라 비행기 표를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였다.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상황인데 왜 보여주셨지?’ 하나님께 마지막 거래를 제안했다. “주님, 상황 아시죠? 표가 없을 겁니다. 제가 여행사에 전화는 해볼 텐데, 만약 표가 있다면 가라는 뜻으로 알고 순종하겠습니다. 하지만 없으면 하나님이 막으신 걸로 알겠습니다. 저는 분명히 순종하려고 했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해당 여행사에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나가노 일정에 합류하려는데 혹시 남는 표가 있을까요?” 그때, 수화기 너머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할렐루야!!” 순간 헛웃음이 났다. 상황이 묘하게, 아니 하나님이 각본을 쓴 드라마처럼 돌아가고 있었다.
“대표님, 정말 기가 막힙니다. 딱 2시간 전에 원래 가기로 했던 교수님이 갑자기 못 가게 되었다고 연락이 왔어요. 점심시간까지 대기자가 없으면 취소하려던 참인데, 어떻게 딱 맞춰 전화를 주셨습니까? 이 표의 주인이 있었네요! 가시는 거죠?” 잠시 허공을 올려다보았다. 더 이상 도망갈 구멍이 없었다. “아… 네, 가겠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여전히 가기 싫었다.
생면부지인 사람의 결혼식에 가서 뭘 하나 싶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내 눈앞에 ‘나가노’를 보여주셨고, 불가능한 비행기 표까지 쥐여주셨다. 하나님과의 약속, 그리고 성령님의 치밀한 포위망 앞에서 나는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억지로라도 순종의 발을 떼야만 했다.
- 하나님의 막내아들, 여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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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 로마서 8:28
† 기도
주님, 주님께 나의 모든 것 드린다 고백하면서도 정작 순종의 때에는 외면하던 제 모습을 보게 하셔서 회개의 기회를 주심을 감사 드립니다. 성령님의 인도하심 따라서 순종의 걸음 떼며 나아가기를 원합니다.
† 적용과 결단
오늘 성령님의 인도하심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순종의 걸음 걷겠다는 결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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