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개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두 달도 남지 않았다.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은혜를 확신하면서도,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인지 확신하지 못한 채 여전히 헤매고 있었다.
개척 멤버들과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세워지길 바란다는 총론에서는 이견이 없었지만, 각론으로 들어가 실제적인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서로 다른 생각과 마음들이 있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백영고등학교에서는 아직 연락이 없었다. 답답한 중에 어느 기도 모임 때 웅변하듯 큰 소리로 말씀을 전했다. “눈앞에 있는 현실을 하나님의 약속으로 해석하고 바라보자!”
모임이 끝나고 전도사님이 “목사님, 평소보다 힘주어 설교하시는 것 같았습니다”라고 했다. 맞다. 힘을 좀 줬다.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것은 나 자신을 향한 선포이기도 했다.
백영고등학교와 처음 연결됐을 때만 해도 “어떻게 이런 곳을 만 날 수 있었을까? 이곳은 약속의 땅입니다!”라고 선포하고 “아멘 할렐루야”를 외쳤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확신은 옅어지고 불안이 올라왔다. 그래서인지 막상 개척이 코앞에 이르러 눈앞에 닥친 현실을 직시할 때마다 ‘분당우리교회 부목사로 있는 것이 더 좋았는데…’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다. 그런 나를 향해 ‘눈앞의 현실을 보지 말고 하나님의 약속으로 해석하고 붙잡자’라고 선포하고 선언한 것이다.
말 그대로 피를 말리는 것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며 하나님의 섭리와 ‘일만성도 파송운동’의 목적을 되새기며 은혜를 구했다. 그러면서 내 기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좋은 장소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가 되지 않게 하시고,
좋은 교회를 세워가겠다는 목적을 잃어버리지 않게 하소서.”
장소에 너무 목매는 나를 향해 주시는 하나님의 마음 같았다.
드디어 백영고등학교 교장 선생님과 만나게 되었다.
약속 장소로 향할 때만 해도 교장 선생님의 옷자락이라도 붙잡고 간절히 매달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다 문득 이 시간에도 기도하고 계실 성도들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우리가 기도했던 것은 단순히 학교라는 장소를 얻기 위함이 아니라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함이었다. 그러자 조급했던 마음 대신 평안이 밀려왔다.
교장 선생님을 만나 최대한 예의를 갖춰서 이렇게 말씀드렸다.
“교장 선생님, 저희는 백영고등학교와 평촌드림교회가 아름다운 상생의 관계가 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형식상으로는 계약 관계이지만, 영적으로는 서로가 잘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좋은 관계가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저희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이곳에 들어오기 위해서가 아니라 평촌드림교회가 건강한 교회로 세워지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학교 측에서 저희 교회를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있으시다면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교장 선생님은 잠시 생각에 잠기신 듯하더니 곧 뜻밖의 대답을 하셨다.
“목사님, 건강한 교회를 세우려면 피땀 어린 성도들의 헌금이 장소를 유지하는 데 대부분 사용되지 않고 더 건강한 방법으로 사용되어야 할 텐데요. 목사님, 이제 너무 마음 졸이지 마시죠. 학교는 이미 교회와 함께 나아갈 길에 대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교직원 연수회 자리에서 학교와 교회가 함께 꿈을 꾸고 나아가겠다는 것을 선포할 계획이니, 교회에서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할렐루야! 이 이야기를 듣는데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사실 내 본심과 달리 “만약 학교에서 어려우시다면 다른 대안 을 찾겠다”라고 툭 나와버린 말을 막지 못해서 순간적으로 가슴 졸였던 내게 얼마나 격려가 되는 말씀이었는지 모른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좋은 장소에서 교회를 세우고 싶다는 마음을 누르고, 좋은 교회를 세워가기만을 소망할 수 있게 된 변화, 그 변화에 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라는 생각이 들었다.
- 웨이 메이커: 길을 여신 하나님, 조정환
† 말씀
아브라함이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었으니
이는 네 후손이 이같으리라 하신 말씀대로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 로마서 4:18
† 기도
주님, 내 눈앞에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주님께서 주신 말씀 믿고 의지하며 나아가기를 원합니다. 담대하게 나아갈 용기를 허락해 주세요.
† 적용과 결단
주신 말씀 꼭 붙들며 현실에 낙담하기 보다 말씀을 통해 말씀하신 것에 소망을 두기로 결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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