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괜찮다, 다 알고 불렀단다 (창30장)
창세기 30장은 야곱의 열두 아들이 생겨나게 된 배경 이야기입니다. 야곱과 그의 가족들 사이에서 발견되는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인간적 결함 속에서도 조금도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하나님의 은혜의 물줄기를 발견하며 감탄하고 또 감격하게 됩니다.
야곱은 곱고 아리따운 라헬을 레아보다 더 사랑했습니다. 상처받은 레아는 라헬을 시기하여 남편의 사랑을 받아내기 위해 네 명의 자녀를 낳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몸부림쳤습니다. 이는 또한 라헬의 억울함으로 이어져 언니와 경쟁하여 이기기 위해 시녀 빌하를 통해 자녀를 생산합니다. 레아도 질세라 시녀 실바를 통해 한치의 양보 없이 계속해서 자녀를 낳습니다. 누구는 더 예뻐서 사랑받고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집착했고, 또 누구는 사랑받지 못해서 상처받고 그 사랑을 얻어내기 위해 분투했습니다. 이러한 편애와 시기와 질투가 없었다면 '야곱의 열두 지파'라는 하나님의 백성이 태동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적인 결함에도 불구하고 거침없이 흘러가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또한 야곱과 라반 사이에서도 자신들의 이득을 챙기며 조금도 손해를 안 보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낯뜨거운 갈등 속에서 결국 야곱은 자기의 모든 식솔들을 데리고 라반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야곱은 단지 라반과 함께 하는 삶이 진절머리가 나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이었지만, 하나님은 과거 야곱의 벧엘 서원을 기억하시고 약속의 땅으로 이끄시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야곱은 신실하지 못했지만 하나님은 신실하셨고 변함이 없으셨습니다. 야곱은 자신의 세상적인 본성에 충실했지만... 하나님은 당신의 거룩한 약속에 충실하셨습니다.
야곱의 가족사에 흐르는 편애와 상처, 시기와 질투, 그리고 거짓과 속임과 갈등이라는 더럽고 악취 나는 죄악의 물줄기 속에서도... 하나님의 은혜의 물줄기는 조금도 움츠러들거나 마르지 않고 점점 더 거대한 강줄기를 이루어 십자가의 완전한 구원이라는 은혜의 망망대해로 흘러갑니다. 뿌리 깊은 인간의 죄성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연약함과 한계들을 단 하나도 남김없이 다 들어 사용하사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우리는 '어메이징 그레이스'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지금껏 예수님을 영접하고 믿음의 걸음마를 처음으로 떼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주와 함께 걸어온 모든 여정들을 돌아보면, 수없이 많이 넘어지고 쓰러지기를 반복하며... 참으로 신물 나는 인간적 한계들을 질질 끌고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조차도 조금도 변화되지 않은 것 같은 육신적인 모습을 마주할 때면, 너무나 당혹스럽고 낙심이 되어 가슴을 두드리며 바닥을 치게 됩니다.
그러나 주님은 괜찮다고 하십니다. 그 모든 것 다 '감안하고 부르셨다'고 하십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하시며 따뜻하게 손을 잡아 일으켜 주십니다. 나의 연약함과 한계 때문에 날 향한 은혜의 물줄기가 결코 멈추거나 철회되는 일은 없을 거라고 하십니다. 오히려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넘치며 주님께서 마땅히 받으셔야 할 그 영광을 주님 홀로 받으시겠다고 하십니다. 주님의 은혜는 알면 알수록 나의 이성과 감정과 지식을 초월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 은혜의 끝이 어디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은혜와 사랑을 받고 살아가는 나는 진정 <행복자>임을 고백합니다.
이스라엘이여 너는 행복한 사람이로다 여호와의 구원을 너 같이 얻은 백성이 누구냐 … (신명기 33:29상)
2026년 사순절은 하늘우체통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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