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공부를 마쳤을 때 한인교회에서 사역할 수 있는 상황이 열렸습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열리는 상황이 하나님의 뜻인가 싶었지만, 이내 기도하면서 결정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졸업 후 갈 바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기도해보았습니다.
기도하면서 제게 주신 성령의 감동은 ‘유학의 동기를 확인하라’였습니다.
유학을 준비한 계기는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할 사역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어요. 그 동기가 계속 떠올랐어요.
미국에서 이민 목회를 하기 위해 유학길에 오른 게 아니었습니다. 계속 전해지는 성령의 감동은 명확히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아내와 깊이 상의하며 기도하는 가운데 같은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부부의 경우, 아무리 하나님께서 주시는 감동이 강해도 둘이 한마음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부부는 한 몸으로 부름을 받았기 때문이에요(창 2:24).
기도 가운데 확신이 생겨 귀국을 결단했어요.
아직 한국에서 사역할 교회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지만, 하나님께서 인도하실 걸 믿었기에 먼저 순종하기로 했어요.
결정을 내린 후에는 한국에서 사역할 교회를 찾아야 했어요.
그래서 공부하면서 마음에 깊이 새겼던 ‘말씀과 성령의 균형’을 소중히 붙드는 교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방향을 실제로 실천하며 건강하게 세워지고 있는 한 교회를 만났습니다. 그곳 전임사역자로 부름 받는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셨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곳에서의 시간은 참 귀했습니다. 그렇게 7년째 섬기고 있을 때, 앞으로 새롭게 걸어야 할 진로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부담이 일어났습니다. 작정하고 기도하기 시작하자, ‘다음 걸음을 걸어야 할 시기’라는 마음이 또렷해졌습니다.
그때부터 더 구체적으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구했어요.
그러면서 ‘교회 개척’의 마음을 품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기도가 더욱 간절해지더군요. 그러다 2019년 5월, 하나님께서 교회 개척의 마음을 확인시켜 주시는 가운데 분명한 성령의 감동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맨몸으로 나가라.’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맨몸으로 나가라는 성령의 분명한 감동이 차올랐어요.
처음에는 얼마나 서운했는지 모릅니다.
보통 대형 교회에서 수석 부목사로 섬기면 지원을 받아 분립 개척하는 경우가 많은데, 맨몸으로 나가라는 마음을 주시니까요. 문득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당시 첫째가 중학교 1학년, 둘째가 초등학교 5학년이었어요.
가장 먼저 아내와 상의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함께 기도하면서 동의해주었어요.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었지만, 사역을 내려놓고 다음 걸음을 걷는 것에 한마음이 되었습니다. 불안한 결정이었지만, 함께 걷기로 했습니다. 이 결정을 가까운 가족들과 나누자 모두가 반대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제 마음은 오히려 평안해졌어요. 몸만 나가기로 했는데 더 확신이 들더군요.
그해 10월, 주일예배 때 담임목사님이 교회 개척 소식을 전하시며 축복해주셨어요.
그런데도 인간적인 마음이 들었습니다.
‘요즘 같은 때 아무것도 없이 교회를 개척한다고 하면 과연 누가 따라올까!’ 그런데 이후로 한 사람, 두 사람 개척에 함께하겠다는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처음에는 몇 명 되지 않았지만, 점점 늘어나더니 제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어요. 큰일이었지요. 어림잡아도 집에서 예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 거예요. 예배 장소가 필요했고, 그밖에 필요한 것들이 자꾸 생각났어요. 그런데 현실을 보면,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어요. 그러자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하지만 성령의 감동을 따르는 걸음 속에서 분명하게 배운 두 가지가 있었어요.
“첫째, 마음이 조급해지면 기도해야 한다는 신호이다.
둘째, 절대로 급하게 결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마음이 갈급한 만큼 간절히 기도하며, 말씀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다 분명한 하나님의 마음이 전해지더군요. 주신 마음을 따라, 아무리 필요가 보여도 먼저 움직이지 말고, 함께할 사람들과 더 기도하고, 특별히 시작될 교회를 통해 영광 받으실 하나님을 찬양하며 경배하는데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빈손으로 개척하겠다고 결정한 걸음이었고, 그 걸음을 하나님께서 시작하게 하셨지요. 그렇다면 이 모든 일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계획이 있으실 것이고, 분명히 우리를 이끄시리라는 기대와 확신이 있었습니다.
저를 미국에서 먹이시고 채우셨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하실 일을 이루시리라는 기대가 일어나더군요. 그렇게 기도하던 중, 개척해야 하는 시기가 정말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드디어 ‘장소를 알아보라’라는 마음의 감동이 일어났어요. 그리고 처음 시작하는 교회인데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알아본 곳은 강남구 학동역 근처에 있는 아트홀이었어요. 피아노 콩쿠르를 하는 장소였는데, 사진을 보니 예배하기에 적합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여기를 먼저 보자고 말했어요. 그러자 성도님이 “목사님, 여기는 대관하려면 많은 재정이 필요할 거예요” 라고 했어요. 조금이라도 현실감이 있다면 누구라도 알았을 거예요. 가고 싶은 곳은 많아도, 갈 수 있는 곳이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 교회다’라는 확신이 일어나는 거예요.
재정 문제는 나중에 생각하더라도 우선 알아는 봐야겠다 싶어서, 바로 담당자를 찾아가 만났어요. 그랬더니 담당자분이 주일에 교회 대관이 가능하다고 했어요. “너무 좋은 타이밍에 찾아오셨네요. 여긴 원래 다른 교회에서 사용하려고 계약을 했는데, 갑자기 며칠 전에 교회 사정이 생겨서 불가능하게 됐어요. 딱 제때 오신 거예요.” 그곳은 제가 조급해서 먼저 알아봤으면 만날 수 없는 장소였어요.
‘기도하라’는 성령의 감동을 따라 기도의 시간을 갖고, ‘찾으라’는 성령의 감동을 따라 찾기 시작한 타이밍이 딱 맞았던 거지요.
담당자와 계약하기 위해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하기로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어요. 시기는 맞았는데, 돈이 없었지요. 며칠 후, 계약을 담당하는 팀장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목사님, 제가 보니 막 개척하는 교회인 것 같은데 맞나요?”
“네, 맞습니다.”
“그러면 교회 재정 상황이 여의찮으시지요?”
“네, 사실 재정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어떻게 잘 아시네요.”
“네, 아버님이 제주도에서 목회를 하고 계셔서 교회 사정을 잘 압니다.”
“아, 그러시군요.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곳으로 인도해주신 이유가 있나 봅니다.”
“네, 목사님. 그런 것 같네요. 그래서 말인데요. 재정이 여의찮으신 것 같으니,
계약금은 받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1년마다 재계약하는 것으로 하고,
전체 대관료에서 40퍼센트 할인해 드리겠습니다.”
“….”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
너무 놀란 나머지 말을 잇지 못하고 멍하니 전화기만 들고 있었어요.
그곳은 우리가 가기에 정말 안성맞춤인 곳이었어요.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곳이었습니다.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
개척의 걸음은 성령으로 사는 것을 배우는 생명의 시간이었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성령의 감동을 따라 순종하면, 그 걸음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신다는 사실을 몸으로 배우는 은혜가 있었습니다.
- 성령의 감동을 따르는 시간, 이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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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청종하면 이 모든 복이 네게 임하며 네게 이르리니
- 신명기 28:2
† 기도
마음에 주신 성령님의 감동을 따라 분별하며 순종하기 원합니다.
그 순종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 적용과 결단
오늘 내게 주신 마음의 감동을 분별하게 하며 순종의 걸음 걷는 자 되기로 결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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