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군종장교’였습니다.
흔히 ‘군목’이라고도 하지요.
성직자 겸 군인으로, 군부대 내 종교활동을 담당하는 위치입니다.
부대 내 교회를 지키는 게 주된 업무인데
이따금 교회에 신병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신병 중에 기독교인이 있으면 부대 적응을 도울 겸
포대장님이 교회에 보내실 때가 종종 있거든요.
“처음 보는 친구네. 신병이니?”
“네, 그렇습니다!”
“아, 그렇구나. 모태신앙이야?”
“네, 그렇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교회 다녔습니다!”
아직 군기가 바짝 들어있는 그 친구에게
싸이버거와 콜라를 대접하면 군기가 조금씩 풀리면서 편안한 대화가 가능해집니다.
그럴 때 제가 꼭 물어본 질문이 있지요.
“여기는 너랑 나밖에 없잖냐?
너희 부모님도 없고, 너희 교회 목사님도 없고.
그러니까 솔직히 말해보자.”
자리를 당기고, 얼굴을 가까이하며 낮은 목소리로 제가 묻습니다.
“솔직하게, 너 진짜 하나님 믿냐?”
이때 병사들의 80퍼센트는 거의 비슷한 대답을 했습니다.
“믿기…는 합니다.”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믿기는 한다는 게.”
“제가 솔직히 교회를 엄마, 아빠 때문에 그냥 끌려가듯이 가긴 했는데
그렇다고 하나님을 안 믿는 건 아닙니다.
전 진짜 그분이 계시긴 한 것 같아요.”
“그래? 어떻게 그걸 믿게 되었어?”
“제가 우주에 관심이 정말 많은데 우주가 엄청 넓고 복잡하잖습니까?
그런 걸 볼 때마다 ‘아, 확실히 이걸 창조하신 분은 계신 게 맞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즉, 이 친구의 생각에서는 ‘하나님의 존재를 믿기 때문에, 나는 하나님을 믿는 것이 맞다’라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두 번째의 ‘잘못된 믿음의 기준’입니다.
교회 바깥에서 사람들과 교제하다가 제가 목사인 걸 밝히고 나면
저에게 이런 고백을 하시는 분이 가끔 있습니다.
“목사님, 실은 저도 스무 살까지 교회 다녔습니다. 허허.”
“아, 정말요?”
“네. 제가 고등부 회장도 했고 찬양팀 인도도 했어요.”
“아, 그런데 왜 요즘은 교회 안 다니세요?”
“참 이게… 대학 다니면서 차츰차츰 빠지다가 직장 생활하고 결혼도 하다 보니, 교회 나가는 걸 좀 놓쳤네요. 벌써 안 간 지 20년은 됐죠.”
“그러면 하나님은 안 믿으세요?”
이렇게 물으면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말씀하십니다.
“아뇨! 저는 그래도 하나님은 믿어요!
저는 정말로 창조주가 계신다고 믿거든요!”
이 대화에서 느껴지는 믿음의 정의는 이것이지요.
‘하나님의 존재를 믿으면, 하나님을 믿는 것이다.’
물론, 좋은 고백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믿음’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드는 이 시기에 하나님의 존재를 믿게 되었다는 건 분명 기특한(?) 일일 겁니다.
그런데도 이 기특한 일을 왜 ‘믿음’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걸까요?
이런 믿음을 가지고 있을 때 첫 번째 마주해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그 신이 성경 속 여호와라고 단정할 수 있는가?’
세상을 창조한 존재, 혹은 세상을 다스리는 영원한 절대자는 성경에서 기록하는 여호와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어느 종교에서든 찾아볼 수 있는 일반적인 신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세상의 많은 사람은 신의 존재를 믿고, 예로부터 믿어왔습니다. ‘세상을 창조한 절대자’의 존재를 믿는다면 어쩌면 그것은 하나님이라기보다 누구나 믿고 있는 ‘신’에 대한 믿음에 가까울 겁니다.
그러나 성경이 요구하는 믿음은 단순한 신에 대한 믿음이 아닙니다.
여호와에 대한 정확한 믿음을 요구하지요.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 - 출 20:3
그렇기에 단순히 ‘강한 절대자, 창조주를 인정한다’라는 믿음을 여호와에 대한 믿음이라고 보기엔 아직 무리가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누군가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이 그 사람과 어떤 관계가 있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누군가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건, 그와 관계를 결심하는 시작점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 자체만으로 아직 어떤 관계가 만들어진 건 아닙니다.
그래서 성경을 보면 심지어 사탄도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지요.
네가 하나님은 한 분이신 줄을 믿느냐 잘하는도다 귀신들도 믿고 떠느니라 - 약 2:19
상당히 냉소적인 말투로 우리의 착각을 짚어주지요?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 것만으로는 믿음으로서 의미를 지니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 모태신앙 다시 시작하기, 차성진
† 말씀
주께서 이르시되 이 백성이 입으로는 나를 가까이 하며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나 그들의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났나니 그들이 나를 경외함은 사람의 계명으로 가르침을 받았을 뿐이라
-이사야 29:13
† 기도
하나님, 하나님은 막연한 우주의 신적 존재가 아니라 성경의 여호와 하나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보내주신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이십니다.
† 적용과 결단
‘우주에는 창조주가 계실 수밖에 없다.
나는 그 창조주의 존재를 믿는다’라는 막연한 생각에서 성경이 말하는 여호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알고 믿는 신앙으로 나아가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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