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가 육신의 정욕을 좇아 죄짓고 있는 것을 예수님이 다 알고 계신다는 것이 믿어지는 체험을 했을 때, 마치 내가 은밀히 죄짓고 있던 현장을 사람들에게 들킨 것같이 얼굴이 빨개졌다. 그때 마음에 음성이 있었다. “사람에게 들킨 것이 부끄러운가, 하나님에게 들킨 것이 부끄러운가?”
그동안 마음으로 죄를 즐기면서도 부끄러움을 몰랐다는 것은 내가 입으로는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하나님의 시선조차 느끼지 않았던 증거였다.
하나님보다 사람들의 시선을 더 의식한 것은 내가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는 증거가 되었고, 그동안 내가 “하나님은 나의 마음속까지 다 알고 계시는 분”이라고 고백했던 것은 단지 입술의 허영이었음이 드러났다.
그러나 자아가 시퍼렇게 살아있던 나는 솔직하게 마음을 열 수가 없었다. 주님의 음성을 들었지만 항복하기보다는 도망가려 했다. 치유와 회복을 원하는 마음 한편에서는 여전히 나의 죄를 감추려는 본능이 강하게 저항하고, 온전히 항복하지 못하도록 방해했기 때문이다.
열리지 않은 마음으로는 진심으로 무릎을 꿇을 수도, 용서를 빌 수도 없었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어려웠다. 엎드린 것 같았지만 진정한 회개는 없었다.
상처받은 가족에게 자기의 허물과 죄를 고백하는 것은 분명 엄청난 결단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진심으로 무릎을 꿇을 수 있는 용기는 마음을 열고 예수님을 만난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죄를 고백할 수 있는 용기는 마음에 계신 예수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빌었다고 해서 마음의 상처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상처를 받은 사람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었음에도 진정성을 의심받아 용서를 받지 못할 수 있고, 상처를 준 사람이 그로 인해 오히려 어려운 마음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용서의 과정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몰랐던 나는 죄와 허물을 고백하면 치유의 기적이 당장 일어날 것처럼 생각했다. 아내는 그런 나를 보며, 영화 <밀양>에서 “하나님께 용서받았으니까 나의 죄의 짐이 벗어지고 자유를 얻었다”라고 말한 범인과 같다고 했다.
베드로가 몇 번이나 용서해주어야 하느냐고 물었을 때, 예수님은 일곱 번씩 일흔 번까지라도 용서하라고 하셨다. 끝없이 용서하라는 말씀이다. 그렇다면 몇 번이나 용서를 빌어야 할까? 마찬가지로 일곱 번씩 일흔 번까지라도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말씀하실 것이다.
세상에서 누군가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며 사과하는 것만 해도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용서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나는 아내에게 용서를 진심으로 비는 것이 아니라 용서를 강요했다. 미안한 마음은 입술의 고백에 담기지 않았고 깊은 상처는 단순한 고백으로 씻기지 않았다.
어느 날, 빌레몬서를 읽다가 문득 바울과 빌레몬의 마음뿐만 아니라 오네시모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도 바울이 오네시모를 위해 빌레몬에게 편지를 쓰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오네시모가 전에는 쓸모없는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쓸모있는 사람으로 변화되었다고 말하고, 빌레몬이 이 어려운 부탁을 받아줄 것을 확신한다.
“나는 네가 순종할 것을 확신하므로 네게 썼노니
네가 내가 말한 것보다 더 행할 줄을 아노라.”
이 한 장면에서 용서와 순종과 변화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모두 볼 수 있었다. 말하기 어려운 부탁을 하는 것도, 그 부탁을 들어주는 것도 어려웠을 테고, 빌레몬에게 가야 하는 오네시모의 마음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예수님을 만나 완전히 변화된 바울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바울의 편지를 받고 많은 생각에 잠겼을 빌레몬의 마음도 헤아려 보았다. 잘못한 것을 알면서 용서를 빌기 위해 그 사람 앞에 서야만 하는 오네시모의 심정은 두려움이었을 것이다.
주께서 물으시는 것 같았다.
“너는 예수님과 친밀히 동행하고 있는가?
너는 용서하기 어려운 사람을 용서하는 용기가 있는가?
너는 용서받기 위해 상처를 준 사람 앞에 설 수 있는가?”
내가 비록 자아가 죽었고 새로운 영으로 변화되었지만 내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는 내 안에 계신 예수님과 끊임없이 묻고 듣는 친밀한 동행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 하나님의 추격하시는 은혜, 김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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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그 때에 베드로가 나아와 이르되 주여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하여 주리이까 일곱 번까지 하오리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게 이르노니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
- 마태복음 18:21~22
† 기도
주님, 나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 십자가를 대신 지시며 받았던 그 고난을 너무나 가볍게 여긴 것은 아닌지 죄 사함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 생각할수록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큰 은혜를 받았기에 나도 용서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쉽지 않았음을 고백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용서를 구하는 입장에서도 상처를 받은 이를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하여 주셔서 진정한 용서를 하게 되기까지 주님을 따르는 삶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 적용과 결단
오늘 내가 용서해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돌아보게 하여 주셔서 주님의 마음을 먼저 품어 작은 것 하나라도 실행해 보는 시간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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