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주일 1부 예배의 사회는 전도사들이 순번을 따라 담당했는데 1년에 거의 한 번 정도 사회를 보게 되는 것 같았다. 내 전임이던 친구가 사회를 정말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기회가 되면 잘 준비해서 예배를 섬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날짜가 정해지고 주일 1부 사회를 보게 되었다.
며칠 전부터 주일 당일에 부를 찬송과 기도문 등을 잘 작성하고, 틀리지 않도록 기도문도 읽어보고 동선도 미리 점검했다. 주일 1부 예배는 이른 시간에 드리기 때문에 무엇보다 일찍 일어나야 했다. 그래서 알람도 시간대를 다르게 해서 몇 개를 맞추어 두었다.
드디어 주일이 되었다.
담임목사님이 사회자와 성경 봉독자를 위해 기도해주신 후 우리 두 사람은 함께 강단에 올랐다. 주일 1부 예배지만 많은 분이 예배당에 와 계셨다. 시간이 되어서 강대상에 섰고, 반주자의 반주에 맞추어 묵상기도로 예배를 시작하였다.
그런데 찬양 반주가 시작되면서 나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준비한 곡은 <왕이신 나의 하나님>인데 반주자가 다른 곡을 연주하는 것이다.
당황했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할 틈도 없었다. 다행히 아는 곡이어서 그저 곡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힘차게 찬양을 불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반주가 멈추었다. 그때의 정적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어떻게 된 거지? 왜 반주를 안 하지?’ 30초 정도였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한 30분은 넘은 것 같았다. 등에서는 식은땀이 흘렀다.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상황인가?! 당황스럽게도, 반주자가 다른 곡을 또 연주하는 것이다.
나는 이미 페이스를 완전히 잃어버리고 말았다. 어떻게 마무리가 되었는지도 모르게 강단을 내려왔다. 알고 보니 반주자가 지난주 주보를 가지고 올라간 것이다.
마음이 답답해서 주일 사역을 할 수가 없었다. 사역을 준비하려고 자리에 앉았는데 도대체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그래서 그 길로 교회 기도실로 갔다.
마음이 너무 속상하고 답답했다.
그것도 1년에 겨우 한 번 오는 기회인데, 내가 왜 좀 더 능숙하게 대처하지 못했을까 자책이 되었다. 한참을 기도하고 있는데 마음에 주님이 물으셨다.
“춘광아, 네가 가장 속상한 것이 뭐냐?”
“주님, 제가 주님의 예배를 망치지 않았습니까?”
“너 정말 예배 망쳐서 그렇게 속상해하느냐?”
“그럼요, 주님. 제가 예배를 망쳐서 그렇지요…”
그리고 이내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기도 가운데 내 마음에 떠오르는 분은 주님이 아니었다. 바로 담임목사님이었다. 내가 속상했던 이유를 비로소 깨달았다. 담임목사님의 눈 밖에 날까 봐 그랬다는 것을.
‘아,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겠구나!’
주님을 더 의식하지 않는다면 목회는 자칫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그것이 나의 연약함이었다.
누구에게나 이런 마음은 다 있을 것이다.
입술로는 주님의 평가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실제 삶에서는 사람들의 평가와 인정 한마디에 민감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것을 의식하며 살아가느냐, 아니냐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일을 계기로 나의 사역이 많이 바뀌었다.
사람 앞에 서기 전에 하나님 앞에 서야 한다는 것, 당장 담임목사님에게 인정받는 사역도 중요하지만 내 인생에서 최고의 평가자이신 주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사역자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이후 나에게 주어진 사역이 그렇게 되도록 애를 많이 썼다.
때로는 이것 때문에 속상한 일도 있었지만 내 인생의 유일한 청중이 누구이심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너무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
- 기름부으심, 박춘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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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나는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
- 시편 42:11
† 기도
주님, 주님 한 분 만으로 만족한다고 고백하였지만
나의 삶에 있어서 주님의 평가와 칭찬보다 세상 사람들의 평가와 인정 한 마디에 일희일비 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내가 집중하고 굳게 의지해야 하는 분은 주님 밖에 없음을 잊지 않고 살아가게 하여 주셔서 주님께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원합니다.
† 적용과 결단
오직 주님의 평가만이 중요하다고 고백하는 나의 입술의 고백이 있게 하여 주시고, 그 고백들이 나의 삶 속에서 드러나기를 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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