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펄펄 끓는 은혜를 주체하지 못하던 초신자 시절의 이야기다.
백번 죽어 마땅한 죄인을 택하시고 자녀 삼아주신 그 은혜에 감격하고 감사하여, 눈물로 기쁨으로 예배당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수리하고 보수하며, 2년여 동안을 교회에 붙어살다시피 하였다.
거의 매일 교회에 붙어 생활하다 보니 하나둘 의문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교회에는 집사, 안수집사, 권사, 장로 등의 직분이 있다는데, 그분들의 얼굴은 대부분 주일이나 어쩌다가 공예배에서 볼 수 있었으니, 그 직분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오래된 시골 교회라 낡은 곳이 많았고, 수리할 곳도 많았지만, 거의 매일 교회에 머물면서도 직분자들의 얼굴은 볼 수 없었고, 주일 예배시간에 잠깐 인사를 나누는 정도가 전부인 경우가 많았다.
토요일은 교회 청소의 날이었지만 거기서도 대부분의 직분자 얼굴은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직분자들은 교회 밖에서의 특별한 역할이 있겠거니 막연히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 직분의 의미를 조금씩 알게 되면서 영적 위기를 맞이하였다.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하나님의 은혜에 눈물로 감사로 기쁨으로 섬기던 일들이 순간 불평과 불만과 원망으로 변했고, 혼란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예배당을 청소하고 보수하고 있었지만, 더는 감사도 기쁨도 없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여 시작한 일이 아니었던가!
"나의 열심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열심인가?"
영적 방황은 한동안 지속되었지만, 주님을 묵상하니 간단한 답을 주셨다.
"나를 위해서 일하는 것 아니었니?"
청소하고, 수리하고, 보수하고...
열심의 행위는 같지만, 사람을 의식한 열심은 오히려 죄를 쌓는 결과를 낳는다.
그 열심은 오래가지 못할뿐더러 곧 타인에 대한 원망과 불평으로 이어져 결국 주님께도 자신에게도 독이 될 뿐이다!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 (고린도전서 15: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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