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 제 남편도 들을 수 있게 해주세요.
바람 소리, 파도 소리, 새소리, 풀벌레 소리, 모두 듣게 해주세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눈물이 흐른다.
남편은 어릴 때부터 청소년기, 청년기를 거쳐 신학교에 가기까지
고향 같은 교회에서 부목사로 10년, 담임목사로 9년을 섬겼다.
암으로 투병하는 아내를 돌보며 교회를 살폈고,
사별의 아픔을 극복해야만 했다.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기도하다가 나를 만났다.
상상도 못 했던 나의 스토리를 듣고 적잖이 놀랐지만,
"네가 내 딸을 품으라" 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순종하여 나와 결혼했다.
그런데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운 일이 없음에도,
하지 않은 일로 소문이 돌고 하지 않은 언행에 대한 오해가 생겨
목회를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을 분위기가 되면서
그 스트레스로 돌발성 난청이 생겼고
결혼한 지 6개월 만에 결국 청각장애를 진단받았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결정된 대로
교회 강단을 비워줘야 했고
개척자금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사택을 비우고 나와서 개척했다.
아내인 내게도 다 말하지 못한 억울함과 분노와 상처가 얼마나 많았을까....
그러다 ㅇㅇ사모님께서
보지도 못한 우리 남편을 위해서 기도하라는 마음을 주셔서
성령님이 마음을 주셔서 집중적으로 기도하셨고,
기도 중에 남편에게 전하라시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글로 받아쓰신 후 전해주고 싶어 초대하셨다.
남편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지만,
편지를 같이 읽으며 경외감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사랑하는 나의 종, 나의 아들아'로 시작된
하나님의 마음이 담긴 편지는
나도 몰랐던 남편의 기도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고 권면이며 안타까움이었다.
오로지 하나님만이 아시는
그 마음과 기도하며 올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처음 보는 사모님을 통해 편지로 받게 되었으니 그 마음이 어땠겠는가.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에 눈물겨웠고
아버지의 헤아려주시는 마음에 더 울 수밖에 없었다.
알아차려주지 못한 미안함에 나는 마음이 아팠고,
아버지의 안아주시는 응원과 격려에 남편은 감복했다.
목사님과 사모님 두 분은
우리 돈 주고는 사 먹지 못할, 너무나 아름답고 맛있는 한우로 저녁을 접대해주셨다.
그리고 늦잠 주무시고 편히 쉬라고 하시면서
5성급 호텔 숙박권을 주셨다.
뭐라고 말할 수 없는 후대였고
그것은 그분들을 통해 주시는 아버지의 위로이자 격려였다.
다음 날 호텔에서 일찍 잠이 깨서
밖을 보니 아직 어둠이 있던 새벽 미명이었다.
벽 한 면을 차지한 통유리창으로 내다본
순천 시내는 너무 아름다웠다.
내가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나 싶을 만큼 감동적이었다.
남편이 깰까 봐 조용히 묵상으로 올려드린
그때의 찬양과 감사의 고백을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셨으리라 믿는다.
그런데 사모님은 하나님께서
목사님에게 옷을 사주라는 감동을 주셨다면서,
백화점에서 남편의 셔츠를 두 벌이나 사주시고, 가방에 봉투까지 넣어주신다.
고마움에 어찌할 줄 모르는 눈으로 쳐다보는 내게
얼른 올라가라며 손짓하신다. 감사함에 울컥 눈물이 났다.
하나님은 너무나 명확하게 알려주고 싶으신 거다.
"내가 너희를 지키고 있다.
너희의 눈물을 보았고 너희의 기도를 듣고 있다.
사랑한다. 나의 종, 나의 사랑아"라고.
각자 받은 하나님의 위로와 음성을 묵상하느라
올라오는 차 안에서
우리는 서로 아무 말도 못 했다.
거의 평택에 도착해서야
남편이 던진 말에
개척교회 목회자 부부는 서로를 쳐다보면서 웃을 수 있다.
'여보, 거봐요. 하나님이 나도 사랑하시지?
얼마 전에 당신 원피스 두 벌 생겼다고 좋아했잖아요.
나도 오늘 백화점에서 셔츠 두 벌 선물 받았어요.
역시 하나님은 나도 사랑하셔~.'
책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있으라_임금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