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트렌드 2023"알아야 한다, 그래야 준비할 수 있다!!" 한국 교회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한국 교회 최초의 트렌드 분석서.지용근 김영수 정재영 외 7인 / 규장
- 본 내용은 [ 한국교회 트렌드 2023 ] 책의 1장 플로팅 크리스천 (p 28~ 51)의 내용을 5회로 나누어 연재합니다. 5회 중 4번째 글입니다.
- 플로팅 크리스천의 등장, 그리고 새로운 시도들
- 플로팅 크리스천 1 : Floating Christian
- 플로팅 크리스천 2 : 온라인 예배족
- 플로팅 크리스천 3 : 교회 내 대인관계
- 플로팅 크리스천 4. 트렌드 전망 및 시사점 ◀

플로팅 크리스천의 등장배경
1. Optional Culture : 선택 문화
한국 교회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성장했다. 교단에 상관없이 비슷한 색깔을 가졌다. 장로교든, 감리교든, 성결교든, 순복음이든 금요철야에서는 통성기도와 방언기도를 하며, 찬양은 경배와 찬양 스타일로 하고, 금요철야 찬양은 박수를 치면서 한다. 또한 거의 모든 교회가 새벽기도를 하고 소그룹을 한다.
이렇듯 한국 교회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유사점이 많았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이런 교회의 유사성을 더 확대시켰다. 동영상 매체가 중요하게 된 시기에 크리스천들은 인터넷상에서 더 많은 교회를 떠돌아 다녔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동영상을 만들지 않던 많은 교회가 코로나19 이후 유튜브에 노출되었고, 사람들은 다른 교회 동영상에 접속하기가 더 쉬워졌다.
실제로 2022년 4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직후에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출석 교회가 있지만 다른 교회 예배나 설교를 듣는다는 사람의 비율이 55.0%였고 그중 하나가 아닌 두 개 이상의 교회
를 경험한 사람은 32.9%였다. 즉 교회 출석자의 3명 중 1명이 다른교회 예배나 설교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언급한 대로, 코로나19 이전에도 한국 교회는 유사성이 높았다.
한국 교회사 초반에 설교자의 부족으로 시작된 부흥회, 상설 부흥회와 같은 기도원, 기독교방송의 보급, 대학의 선교 단체들, 목회자 세미나 등이 이런 유사성을 만들어낸 매개체였다. 이 매개체의 공통점은 초교파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이었다. 교단이든 교회든 상관없이 관심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석이 가능했다. 참석자들은 동일한 목사의 영향을 받았다. 많은 한국 교회가 교단에 상관없이 복음주의적인 성향을 띄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생겨나고 만들어진 동영상은 이제 또 다른 매개체가 된다. 동영상이 다른 매개체와 다른 것은 설교자와 교회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의 매개체들은 개인이 설교자나 강사를 선택할 수 없었다. 주최 측에서 섭외한 강사의 설교나 강의를 일방적으로 들어야 했다. 하지만 동영상은 그렇지 않다. 이전 같으면 담임목사나 부흥사의 설교가 마음에 들든 그렇지 않든 선택할 수 없었다.
일단 한 교회에 정착하게 되면 정치적 성향이 달라도, 어떤 면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수동적으로 들어야 했다. 그러나 동영상은 내 성향에 따라 설교자를 선택할 수 있고, 내가 듣고 싶고 알고 싶은 영역의 설
교만 들을 수도 있다. 선택이 가능해졌다. 이것은 오늘날 한국 문화와 그 맥을 같이한다. 교회에 ‘선택의 문화’가 들어온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 ‘하나투어’에서 여행 트렌드를 분석했다. 하나투어는 매년 하나투어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광 트렌드를 추적 분석하고 예측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하나투어에서 예측한 2019년 트렌드 중에 하나가 ‘탈패키지 상품의 증가’였다. 이것은 2019년 이전 5년 동안 여행 일정을 자유롭게 조립하는 개별 맞춤 여행이 연평균 11% 증가한 것에 따른 분석이었다. 과거에는 여행사가 임의로 정한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패키지여행이 대중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자유로운 여행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시작된 현대 한국 사회의 문화 중 하나가 ‘선택의 자유’의 확산이었다. 최근 몇 년간 현대 한국인들은 선택할 수 있는 문화를 선호한다. 모든 영역에서 그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동영
상 강의나 사이버대학의 유례없는 호황이 이런 흐름의 반영일 것이다.
플로팅 크리스천의 등장은 이런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다. 현대 한국 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자율적인 선택의 문화에서 플로팅 크리스천이 나왔다. 그들은 기독교 콘텐츠를 선별하고, 선택하고, 소비
한다.

2. Subjective Religious Curator : 주관적 종교 큐레이터
2000년대 이래 심리학계에 급부상한 단어가 있다. “주관적 안녕감”을 의미하는 ‘Subjective Well-being’이라는 용어이다. ‘주관적 안녕감’ 또는 ‘주관적 행복’이란,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삶에 대해 인지
적 정서적 평가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개념에서 중요한 것은 행복을 판단하는 주체가 타인이나 사회가 아닌 ‘자신’이라는 것이다.
큐레이터(curator)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작품을 수집하고 관리하며 전시회를 기획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들이 하는 큐레이션(curation)은 폭발적으로 증대된 정보들 가운데 가치 있는 콘텐츠를 선별하여 소비자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업이다. 다시 말해 큐레이터는 많은 정보들 가운데 어떤 정보를 선별하여소비자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종교 큐레이터는 많은 종교 정보 가운데 가치 있는 것을 선별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관적 종교 큐레이터’(Subjective Religious Curator)라는 것은 자기가 자신을 위해 많은
종교 정보들을 수집하고, 선별하고, 최종적으로 선택한다는 뜻이다.
어떤 교회를 선택하고, 어떤 예배 형태를 선택하고, 어떤 예배 시간을 선택하고, 어떤 모임에 참석할지를 자신이 주체적으로 선택한다는 말이다.
이렇듯 코로나19는 크리스천들이 자발적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 현장 예배에 갈지 가지 않을지를 선택하고, 출석 교회와 상관없이 동영상으로 예배드리는 교회를 선택하고, 예배 형태를 선택하고, 예배 시간을 선택하고, 헌금의 유무와 헌금하는 교회를 선택하게 했으며, 모임의 참석 유무를 결정하게 했다. 이것은 코로나19 이전과 사뭇 다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예배나 모임 시간을 개인이 결정할 수 없었다. 예배드리는 그 시간에 헌금을 했다. 거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교회가 결정하는 대로, 목사가 결정하는 대로 평신도들은 따라가야 했다.
출석 교회의 예배에 참석하는 닻형 플로팅 크리스천이라 하더라도 그들은 주체적인 종교 큐레이션을 한다. 출석 교회의 예배를 드리지만 동영상으로 다른 교회 예배에 참석하거나, 대형교회에서 하는 동영상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가치 있다고 생각되는 교회에 헌금을 한다. 고정적으로 출석하는 교회가 있지만, 주일예배 참석 유무와 타교회 활동을 자신이 기획하고 선별하고 선택한다. 크리스천들은 더 이상 담임목사의 목회 방침에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종교 큐레이션을 하기 시작했다.
《소속된다는 것 : 현대 사회의 유대와 분열》(문예출판사, 2015)의 저자 귀베르나우는 ‘소속’과 ‘자유’는 양가감정과 긴장관계에 있다고 했다. ‘선택 문화’와 ‘주관적 종교 큐레이션’ 현상의 이면에는 구속받기 싫어하는 현대인들의 욕구가 내재해 있다. 더욱이 한국 사회는 1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이 현재도 여전히 암묵적인 복종과 순응이 요구되는 사회이다. 따라서 현대 한국인들에게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를 이탈하고 싶은 욕구가 내재해 있다. 그리고 최근 그런 욕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트렌드 전망 및 시사점
‘플로팅 크리스천’은 코로나19로 인해 나타난 두드러진 현상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것은 종교에서 영성으로 흘러가는 세계종교의 현상과 그 맥을 같이한다. 서구 유럽에서는 이미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제도 종교는 쇠퇴하고 개인적인 영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종교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사람들은 영적인 것을 추구하고 있지만, 그것을 반드시 교회에서 추구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비슷한 방향에서 한국 기독교의 지형도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한국 교회는 쇠퇴하고 있었다. 기독교계도 그것을 인식하고 각 교회에 각성을 촉구해왔다. 그런데 코로나19가 그것을 더 가속화시켰다. 이 흐름이 아직 대세가 아니더라도 큰 흐름의 물꼬가 트였다. 그 시작이 ‘플로팅 크리스천’이다.
이제 교회는 패러다임을 달리해야 할지도 모른다. 교회에 소속된, 특히 우리 교회에 소속된 크리스천을 만드는 것이 지금까지 한국 교회가 가지고 있었던 패러다임이었다. 우리 교회가 성장해야 하고, 사람들이 우리 교회에 와야 했다. 그렇게 등록된 사람들이 우리 교회를 든든히 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람 수와 재정의 규모는 자주 그 교회를 평가하는 척도가 되기도 했다. 교회의 전도 방식이 공격적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우리 교회를 확장시켜야 했다. 교회끼리 보이지 않는 경쟁 구도가 형성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면서 교회의 기존 패러다임을 재고 할 필요가 있다. 부평초형 플로팅 크리스천은 제도권 교회 안으로 들어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오래전부터 가나안 성도가 있었다. 그런데 교회는 가나안 성도들을 교회 안으로 데려오지 못했다.
부평초형 플로팅 크리스천을 대상으로 하는 목회는 다른 방법으 로 접근해야 한다. 아직까지 그들이 동영상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것은 그래도 기독교의 테두리 안에 있고 싶다는 것이다. 그들의 종교적 정체성은 크리스천이다. 단, 굳이 교회에 나가 예배를 드리고 싶지 않고, 어떤 교회에 소속되고 싶지 않고, 어떤 봉사도 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현대적 사고와 가치를 가지고 있는 자들이다. 한국 교회는 이들에게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
목회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부평초형 플로팅 크리스천의 수가 크게 즐어들 것 같지 않은데, 목회자들은 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것같다. 조사 대상 목회자들의 59.8%는 온라인 교회를 인정할 수 없다
고 답했고, 약 80%는 주일예배는 반드시 교회에서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앞으로 주일예배를 어떻게 드릴 것인지에 대해, 현장 예배만 드리고 온라인을 활용하지 않을 것
이라고 대답한 목회자도 39.5%이고, 코로나 이전 방식대로 현장 예배 후 설교 영상만 올리겠다고 대답한 사람도 12.3%이다. 50%가 넘는 목회자가 온라인을 활용하지 않거나 기존 방식을 고수하겠다고답한 것이다.
플로팅 크리스천 현상에 대해 교단과 교회는 다각도로 논의하고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부평초형 크리스천을 단지 신앙이 없는, 또는 신앙이 떨어진 크리스천으로 간주할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방식으로 그들을 크리스천으로 성장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목회자들은 좀 더 큰 틀과 전체적인 맥락에서 새로운 형태의 크리스천들에게신앙적 돌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한국교회 트렌드 2023>목회데이타 연구소, 희망친구 기아대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