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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연합이 일어난 유월절의 밤 (출애굽기12:1-28)


사랑의 연합이 일어난 유월절의 밤 (출12:1-28)


오늘 본문은 모세가 장자재앙을 피하기 위한 유월절의 자세한 규례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달하는 내용입니다. 문득 이런 의문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하나님, 왜 유월절의 구체적인 구원 지침을 이스라엘에게만 폐쇄적으로 주셨나요? 그 지침을 하나도 듣지 못한 애굽인들에게는 구원의 기회도 없이 장자재앙을 속수무책 당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너무 불공평한 것 같아요.”


인간적인 시선으로 보면 억울한 차별처럼 보이지만, 성경을 꼼꼼이 들여다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모든 처음 난 것은 다 죽으리라"는 엄중한 장자 재앙의 경고는 바로의 왕궁과 신하들을 거쳐, 애굽 전역의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고 공개적으로 선포된 경고였습니다. 경고의 메시지는 모두에게 공포되었지만, 그 재앙을 피할 구체적인 유월절 규례만큼은 오직 이스라엘에게만 허락되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애굽인과 이스라엘 백성 모두에게 커다란 영적 결단을 요구하는 하나님의 정교한 구원계획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애굽인의 입장에서는 지금껏 아홉 번의 초자연적인 재앙을 겪으며 여호와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처절하게 학습한 상태였습니다. 이제 그들은 선택해야 했습니다. 살기 위해서는 애굽이라는 대제국 시민으로서의 자존심과 기득권을 완전히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그토록 멸시하고 학대하던 히브리 노예들의 집을 찾아가, 겸손히 고개를 숙이고 "오늘 밤 너희와 함께 머물게 해달라"고 간청해야 했습니다. 정체성의 변화와 자존심을 꺾는 회개 없이는 절대로 넘을 수 없는 문턱이었던 것입니다.


반대로 이스라엘의 입장에서는, 수십 년간 자신들을 채찍질하고 자녀들을 나일강에 던져 죽인 원수된 제국의 시민들이 항복하고 찾아왔을 때... 인간적인 감정으로는 "너희도 당해봐라" 하며 문전박대하고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역시 자신의 상처와 미움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그 원수들을 집 안으로 받아들이는 '위대한 사랑'을 베풀어야 했습니다. 놀랍게도 하나님은 이 밤이 오기 전, 이미 애굽인과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밭을 부드럽게 기경하고 계셨음을 알려주는 구절이 있습니다.


백성에게 말하여 사람들에게 각기 이웃들(애굽이웃들)에게 은금 패물을 구하게 하라 하시더니 여호와께서 그 백성으로 애굽 사람의 은혜를 받게 하셨고 또 그 사람 모세는 애굽 땅에 있는 바로의 신하와 백성의 눈에 아주 위대하게 보였더라 (출애굽기 11:2-3)


출애굽기 11장 2절과 3절을 보면, 하나님은 애굽인들에게는 겸손을, 이스라엘에게는 원수를 품을 수 있는 마음을 미련 없이 주고받도록 역사하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손길이 이미 그들의 마음을 겸손과 사랑으로 일구고 계셨던 것입니다.


결국 그 유월절 밤, 피 묻은 문설주 안에서는 역사상 가장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공동체의 연합이 일어났습니다.

애굽인은 어린양의 피를 지나 이스라엘의 언약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는 전적인 구원을 경험했고, 이스라엘은 원수 된 애굽인을 사랑으로 품어줌으로써 하나님의 거룩한 구원의 통로로 쓰임 받았습니다. 피 묻은 문설주 집안에서는 애굽인의 의로움도, 이스라엘의 당당함도 없었습니다. 오직 '어린양의 피'라는 은혜의 끈에 묶여, 어제의 원수가 오늘의 형제가 되어 함께 고난의 떡을 함께 나눠먹으며 한몸된 언약 공동체가 된 것입니다.


유월절은 애굽인과 이스라엘 모두를 구원하시기 위해, 인간의 교만과 미움의 담을 허무신 하나님의 사랑의 조치였습니다.조건 없고, 차별 없는 하나님의 거대한 아가페 사랑의 성품이 그 피묻은 문설주 안에서 구원과 연합의 역사를 이루어가고 계셨던 것입니다. 유월절의 밤은, 오직 여호와의 구원을 신뢰하며 어린 양의 피 아래로 들어오는 자는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 품어주시는 하나님의 절절한 사랑이 흐르는 밤이었습니다.


오늘 하루 마주하는 모든 삶의 현장에서 이 아가페 사랑을 붙잡고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내 마음에 선을 그어둔 관계가 있다면 기꺼이 그 벽을 허물고 사랑으로 다가가야겠습니다. 그리고 내 자존심 때문에 가까이 하지 못하는 관계가 있다면 겸손히 자신을 내려놓고 굴복함으로 나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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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절은, 하나님의 사랑이

애굽인의 교만과

이스라엘의 증오를 꺾고

언약 공동체를 탄생시킨...

구원과 연합의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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