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뱀의 꼬리를 잡으라! (출4:1-17)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모세를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세우시기 위해 훈련시키시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애굽의 왕자로 살다가 미디안 광야로 도망하여 살아온 40년의 기간동안 모세는 쥐죽은듯 조용히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많이 위축되어 보입니다. 애굽의 왕자로서의 기백과 총명과 혈기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보이는 사람처럼 뒷걸음질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모세의 주눅든 마음을 바꾸시기 위해 하나님께서는 세가지 이적을 보이셨습니다. 이 중에서 특히 지팡이가 뱀으로 변하는 이적과 그 뱀의 ‘꼬리를 잡으라’는 명령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뱀의 꼬리를 잡는 것은 곧 물려 죽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정신나간 짓입니다. 그러나 모세가 그 명령에 순종하여 손을 뻗어 뱀의 꼬리를 낚아채는 순간, 치명적인 독니를 드러내던 뱀은 차갑고 단단한 지팡이로 변합니다. 이것은 매우 분명한 상징적 의미를 보여주는 예표라는 생각이 듭니다. 성경에서 뱀은 사탄을 상징하는데, 뱀의 꼬리를 잡는다는 건 이미 여자의 후손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뱀의 머리를 밟아 치명상을 입혔다는 구속사적 승리를 확신하는 자만이 할 수 있는 행위입니다. 머리가 깨진 뱀은 더 이상 치명적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꼬리를 잡는 행위는 사탄의 패배를 확증하는 행위이며... 새 언약 안에서 주어진 하늘의 권세로 덧입은 자만이 행할 수 있는 '믿음의 순종'인 것입니다.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이 세상은 온통 뱀들이 득실거리는 정글과도 같습니다. 시시때때로 영혼을 마비시키는 불안의 독사, 위협적인 소리로 기선을 제압하려는 두려움의 코브라, 온몸을 칭칭 감아 의지를 꺾어버리는 무기력의 구렁이, 그리고 깊고 어두운 수렁으로 끌어당겨 통째로 삼켜버리려는 우울의 아나콘다가 혀를 낼름거리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이 뱀들을 상대하려면 멀찍이 도망가거나, 날카로운 도구로 머리를 겨냥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전혀 다른 명령을 내리십니다.
"그 꼬리를 잡으라!"
사도행전 28장에서 보여준 사도 바울의 행동이 스쳐갑니다. 멜리데 섬에서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 나무를 하다가 독뱀에 물렸을 때 아무렇지도 않듯 툭 털어버리고 생명에 아무 지장이 없었던 사도 바울의 전율돋는 영적 권세... 이것은 새 언약 안에서 거듭난 새 피조물된 하나님의 자녀들이 동일하게 소유한 하늘의 권세를 시각화하여 보여준 예표입니다.
본래 통치와 권세를 상징하는 지팡이(홀)가 뱀이 되었다는 것은,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이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 잠시 하늘의 권세를 버리고 스스로 뱀의 형상이 되어 나무(십자가)에 달리셨음을 예표합니다. 인류를 사망으로 몰아넣은 근원인 뱀을 십자가에 못 박아 박제시켜버린 것입니다. 이후 뱀이 다시 지팡이로 돌아온 것은, 온 인류의 사망과 저주를 십자가 사랑의 무한한 생명력과 부활의 권능으로 해결하셨다는 경이로운 반전입니다. 민수기에서 장대 위에 달린 놋뱀을 본 자마다 살아났듯이...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 아가페 사랑을 바라볼 때에 죽음의 정글에서 즉시 영원한 하나님의 생명으로 채워져 새 피조물로 살아나는 것입니다.
뱀의 머리를 짓밟으신 예수님의 승리를 찬양합니다.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은 여기저기 꿈틀거리며 기어다니는 머리깨진 뱀의 꼬리를 잡아 지팡이를 만드는 일입니다. 순간순간 마음을 뒤흔드는 사망에 속한 감정이나 조건적 사고방식이라는 독뱀들의 꼬리를 담대히 집어들고 하나님의 사랑의 십자가로 승화시키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날마다 집행해야 할 영적 권세입니다. 새 언약 안에서 새 피조물의 정체성을 견고히 붙잡고 뱀의 꼬리를 잡는 순종을 감행해 나갈 때, 우리를 집어 삼키려던 내적, 외적 환경들은 즉시 나무 십자가로 변하여 조건없는 아가페 사랑으로 통치되는 하나님 나라가 속히 임하게 될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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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뱀의 머리를 밟아
죄와 사망권세를 이기셨다면,
우리는 뱀의 꼬리를 잡아
나무 지팡이(십자가)로 바꾸어
사랑으로 세상을 다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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