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타이밍 (출2:11-25)
성경 속 모세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하나님이 일하시는 타이밍은 참으로 인간의 생각과 다르다는 걸 확인하게 됩니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가장 힘이 있을 때'가 적기인 것 같은데, 하나님의 타이밍은 언제나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을 때'에 비로소 일하기 시작하신다는 것입니다.
혈기 왕성했던 그가 고통받는 동족을 보고 분노하며 애굽인을 쳐 죽였을 때, 인간의 눈으로 보면 그때가 바로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나설 최적의 타이밍 같습니다. 권력도 있고, 지식도 있으며, 무엇보다 동족을 향한 뜨거운 '진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시선에서는, 모세 안에 애굽인을 쳐죽일 정도로 충만하게 끓어오르는 자기 의와 혈기와 살기를 제거하는 일이 훨씨 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였습니다.
하나님은 모세라는 한 사람을 세우기 위해 인생의 3분의 2라는, 무려 80년의 세월을 공들여 빚으셨습니다. 애굽의 40년은 훗날 민족을 이끌 리더십과 행정적 자질을 쌓게 하신 '도구의 준비' 기간이었고, 미디안의 40년은 비참한 도망자가 되어 그 도구들을 붙잡고 있던 자신의 손에서 힘을 빼는 '비움'의 기간이었습니다.
이 80년의 오랜 여정이 끝난 후에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모세를 들어 쓰시는 인생 3막이 열렸습니다. 모세가 여든 살의 초라한 노인이 되었을 때, 그는 모세오경을 기록하고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군대로 탈바꿈시키는 위대한 통로로 쓰임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비단 모세뿐만이 아니라… 성경 속 믿음의 사람들은 단 한사람도 예외없이 전부 자신의 힘이 다 소진되어 철저히 낮아진 밑바닥에서 하나님의 통로로 쓰임 받았습니다.
다윗은 골리앗을 멋지게 물리친 순간이 아니라 사울에게 쫓겨다니며 광야에 유리하던 세월을 겪고 난 후에 왕이 되었습니다. 신약의 바울도 당대 최고의 지성인으로 정점을 찍었던 자리가 아닌,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기고 아라비아 광야에서의 3년을 지낸 후에 신약의 대부분의 서신을 기록하는 귀한 통로로 쓰임받았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수제자로 잘 나갈 때가 아니라… 예수님을 세번 저주하며 부인했던 그 처참한 밑바닥에서 자기 의가 산산이 부서졌을 때에야 비로소 부활의 증인으로 쓰임받기 시작합니다.
오늘 본문을 묵상하면서… 머리를 망치로 강하게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 듭니다. 하나님께 쓰임받기 위해 이것저것 여러가지 자질들을 갖추고 시대의 흐름에 뒤쳐지지 않으려 애쓰고 분투하느라 혈안이 되어 있던 내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준비들이 장차 귀하게 쓰임받을 도구임을 믿지만…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핵심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걸 깨닫습니다. 바로 매순간 내 힘을 빼고 삼위 하나님 앞에 온전히 굴복하고 내어 맡기는 태도가 가장 중요함을 봅니다. 내가 낮아지고 비워진 깨끗한 통로가 될 때, 비로소 하나님의 아가페 사랑이 거침없이 흘러가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24시간 내내 내 힘을 빼고 오직 삼위 하나님과의 온전한 연합에 집중해야 할 것을 적용합니다.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살아계심을 철저히 인정하며… 자신을 비우고 굴복하는 기도를 매순간 선포해야겠습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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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온전한 굴복이 이루어질 때에 비로소
주님은 우리가 준비한 모든 것들을
원없이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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