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는 2022년에 분당우리교회에서 분립 개척했다.
‘일만성도 파송운동’의 열매였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이 극심한 상황이었는데, 이런 암담한 현실을 뚫고 교회가 제대로 세워질 것 같지 않았다. 분립 개척을 애써 뒤로 미루고 싶었다.
2021년 7월, 드디어 올 것이 왔다.
교회에서 ‘분립 개척 예정지’를 제출하라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너무나 막막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성도가 안양에 있는 백영고등학교를 알아보라고 추천해주었다. 동역자들과 교구 식구들의 기도에 힘입어 떨리는 마음으로 백영고등학교를 찾았다.
“저, 장소 사용 문의를 드리기 위해 왔는데, 어떻게 문의를 드리면 될까요?”
행정실 직원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어떤 기관에서 오셨나요?”
“분당에 있는 분당우리교회에서 왔습니다.”
“혹시 무슨 행사가 있으신가요?”
나는 한층 더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저희 교회에서 이쪽 지역에 분립 개척을 하게 되었는데, 분립 개척하는 교회가 학교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을지, 문의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 말을 마치자마자 사무실 한쪽 편에서 누군가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
“내가 저런 사람 많이 봤는데, 저런 사람은 다 사기꾼이야!
교회가 학교에 온다고? 그거 학교 이용하고 사기 치려고 오는 거야!”
그 순간 얼마나 부끄럽고 민망했는지 모른다.
도망치듯 학교를 나와 교회로 돌아오는 내내 심장이 쿵쾅거리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어깨가 축 처진 채로 사무실로 들어서는 나를 보고 곁에 있던 목사님들이 걱정의 눈빛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그러고는 자신의 일처럼 안타까워하며 백영고와 연결할 수 있는 관계자가 있는지 수소문해주기 시작했다.
얼마 후에 그렇게 연결된 학교 관계자와 만나게 되었는데, 지난번에 내게 큰소리를 냈던 그 분이었다. 나는 잔뜩 긴장했다. 그 분은 여전히 냉랭했다. 악수를 청한 손이 무안할 정도로 인사조차 받아주지 않았다.
“제가 지난번에 목사님 들으라고 큰 소리를 냈는데, 들으셨죠?
그런데 왜 또 오셨어요?”
너무나 차가운 질문에 뭐라고 답해야 할지, 앞이 깜깜해졌다.
내가 대답을 못 하고 머뭇거리자 그 분이 다시 물으셨다.
“왜 학교에다 교회를 개척하려는 거예요?”
그때 나는 툭 이렇게 답했다.
“제가 속한 분당우리교회는 건물 없이 학교에서 19년간 예배를 드렸습니다. 저는 앞으로 이 지역에 분립하게 될 교회가 분당우리교회의 모습을 따라 세워질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학교를 찾다가 백영고등학교를 추천받아 오게 되었습니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더듬더듬 대답하는 내 모습이 딱했는지, 아니면 내 대답에 오해가 풀렸는지, 학교 관계자의 표정이 좀 누그러지는 것 같았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내가 학교를 방문하기 전에 이상한 목사들이 와서 학교 업무에 방해가 될 정도로 소란을 피운 일이 있었다고 한다. 하필 그런 일이 있은지 얼마 안 되어 내가 방문했으니, 나도 그런 목사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고 나서 아주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미션스쿨인 백영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예배드릴 수 있는 공간을 위해 오래 기도해왔는데, 내가 방문했던 바로 그해에 예배 공간으로 사용할 강당 공사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런 사람은 다 사기꾼이야”라고 소리까지 치셨던 분이 건강한 교회와 건강한 목회자를 향한 소망과 기대를 여전히 가진 채 아이들이 예배하게 될 공간을 말씀하시며 눈시울을 붉히시는 게 아닌가. 정말이지, 단단한 오해 뒤에 감춰진 하나님의 예비하심을 엿볼 수 있는 은혜의 순간이었다.
- 웨이 메이커: 길을 여신 하나님, 조정환
† 말씀
여호와께서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그의 길을 기뻐하시나니
- 시편 37:23
† 기도
주님, 지금 내 눈앞에 상황은 암담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주님이 인도하시는 걸음을 걸을 때 이 상황에 감춰진 주님의 예비하심을 발견하는 시간되길 간절히 원합니다.
† 적용과 결단
오늘 내가 마주한 상황이 당황스럽기만 해도 그 상황을 두고 먼저 주님의 인도하심 구하며 나아가겠다고 결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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