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는 것>
천천히 흘러가는 그림이 좋다.
그래서 그림에 여백이 많다.
빈 공간에는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지만, 아무것도 그리지 않음을 통해 그려진 개체들이 선명해진다.
그러니까 여백은 그려진 것들을 볼 수 있게 하는 눈이다.
그려진 것에 집중하다보면 그려지지 않은 것을 볼 수가 없다.
여백이 주는 감흥을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시선의 문제이다.
보는 것은 마음을 보이는 곳으로 향하게 한다.
그래서 보는 것에 따라 나의 영적인 상태가 결정된다.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나 자신인가, 아니면 하나님인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가장 선명히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십자가이다.
십자가를 바라보면 그 안에서 쉼을 누리고 통증을 쏟아내며, 소망을 얻게 된다.
그러나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면 내 안에 하나님과 반대되는 것들이 살아나기 시작한다.
나는 욕심이 가득하고 낙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존재이다.
그런 어둠으로 뒤엉킨 내가 구원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빛 되신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니 매일 아니, 매 순간 시선을 예수님께 고정하기 위해 몸부림칠 수밖에 없다. 영적인 전쟁이다.
실패할 때도 많다.
하지만 보이지 않도록 온 우주에 가득하신 하나님이,
나와 조금의 틈도 없이 맞닿아 계셔서 나를 일으켜 세우신다.
또 다시, 은혜이다.
오늘도 하나님이 나의 여백이 되어
내 삶의 도화지를 채우시고,
나는 하나님을 통해 새롭게 보여지기를.
나를 그리는 내가 아니라
여백을 그려나가는 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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